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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5 제주도

형제의 제주도 자전거 여행(5)- 서귀포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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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방산을 지나서 부터는 계속 오르막길이었다.


제주도 도로는 꾸준히 낙타봉이다. 특히 1132 지방도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낙타봉 형태. 보통은 내리막 끝에 교차로가 있고 신호등이 있어 타이밍을 잘못 맞추면 허벅지 힘으로만 올라야하는 불상사가 생긴다.ㅋ


해안도로 같은 경우는 해안으로 내려가서 평탄한 길을 달리다가 1132로 복귀할 때 오르막인 형태. 


그런데 산방산부터 중문 관광단지 인근까지는 정말로 징글 맞게 오르막 밖에 없다.

중문 근처의 내리막길을 내려올 때 손이 얼얼할 정도로 브레이킹을 했으니... 

나중에 로그를 확인해보니 그 내리막길 구간을 60킬로 정도로 내려왔다. 어쩐지 손이 얼얼하더라. 


분명 처음 간곳인데 익숙해...

산방산. 여기서부터 중문까지는 묻지마 오르막이다 ㅋㅋ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점심을 안먹었더니 더 힘든듯했다. 


서울에서 하남으로 나갈 때 넘는 아이유 고개가 1시간 정도 펼쳐져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정말 힘들었다. 


중간에 김정호 유배지 가는 표지판을 보고 이래서 유배지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 였다.

4.3 사건이 일어난 마을을 지나고 

전날 게스트하우스에서 물 좋다고 추천받은 안덕계곡을 지나도 그냥 아무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사진이 없다.ㅋㅋㅋ

정신도 없었고 ㅋㅋ


동생 미스의 크랭크가 부러웠다. 


비싸서 포기한 패니어를 무리해서라도 샀을걸 하는 후회도 했고

적어도 짐받이를 설치해 백팩이라도 묶고 다닐 걸이라는 생각도 많이 했다.


양갱과 핫식스를 흡입하며 우리 자전거 증명사진.

성 박물관을 지나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언덕이 끝났다.

성 박물관에 가볼까 했으나 남자둘이 뭔 ...

여자친구랑 가서 알콩달콩 꼼냥꼼냥 부끄부끄하게 봐야지 재미지...


언덕 정상에는 '자전거 여행객을 위한 가게'가 있었다. 물보급도 받을 수 있고. 뭐 암튼... 우리만 힘든데가 아닌갑다.


언덕을 내려와서 1136 지방도로와 합쳐지는 사거리 구멍 가게에서 양갱과 핫식스를 사먹었다. 힘이 났다. 

역시 양갱이다.


너무 반가웠던 이정표

중문에 들어와서 준수가 노랠불렀던 주상절리대를 찾아 갔다.


전날 게스트하우스에서 술마실 때 여기 다녀온 여자얘가 주상절리가 진짜 멋지다고 꼭 가보라고 했던 곳이다.


중문은 관광단지라 그런지 커플들이 참 많았다.


우리도 뽀송뽀송하게 다니고 싶다고... ㅡㅜ 



중문단지를 구경할 겸 걸어서 주상절리대로 가고 있었는데 중국인들이 말을 걸어왔다.


"두유 스피크 잉글리시?"


"예스"


"웨어 이즈 플렌트 스테이션?"


"왓이즈 플랜트 스테이션??"


식물원이 한 번에 안 떠오른건 내가 멍청해서 인가보다. 나중에 생각하니 왜 바로 식물원을 생각하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 "


이라고 하면서 몸으로 막 표현하기 시작하는데 솔직히 몰랐다 ㅋㅋㅋ 자기도 답답했는지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한문을 보여준다.


식물원이었다..ㅡㅡ 


"아 가든!"


이라고 하니까 내가 한문을 읽을 줄 안다고 생각했는지


"두유 스피크 차이니즈?"


"노, 워쓰 한꿔랜" ㅋㅋㅋ


차이나조이에서 배웠던 중국어를 써먹었다. ㅋㅋ 암튼 식물원 가는 길을 가르쳐주고 주상절리대로 향했다.


준수가 보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주상절리

주상절리는 현무암질 용암류에 나타나는 기둥모양의 수직절리인데,

통상 4~6각형의 모습이다.


용암이 화구로부터 흘러나와 급격히 식으면서 수축작용의 결과로 형성되있다고 한다. 


평소에는 카드만 들고다녀서 지갑을 잘 안들고 다니는데, 제주도 여행때는 지갑을 챙겨갔다. 

굉장히 오랜만에 들고 다니는 지갑이었다.


그리고 운전면허증 밑에서 효선이 증명사진이 나왔다. 

아직도 못 버린거 보니... 미련이라고 해야하나... 청승이라고 해야하나... 참...


주상절리대에서 전복, 멍게 회를 판매하는 아주머니가 있었다. 

앞에 있는 아주머니랑 이야기 하는데 제주도 사투리를 들을 수 있었다.


전복 회 한접시 사먹었다.

진짜 맛있더랔ㅋㅋㅋ 꿀맛.


아주머니는 전복을 되게 쉽게 깟다.


잠수함 타서 돈 아낀다고 점심을 안 먹었는데... 계속 뭔가 다른걸 사먹게 된다.


이게 다 오르막 때문이다.


맛있더라 엄청.

중문을 나와 구럼비 바위를 보러가기로 했다. 강정마을.


그렇다. 우리는 구럼비 바위가 없어진지도 모르고 갔던거다 ㅋㅋㅋ


강정마을에 들어서니 해군기지 건설 반대부터 용산 철거까지 다양한 항의 문구들이 있었다.


특히 마을회관(?)같은 곳에서는 용산까지 몇 Km라는 푯말까지 붙여놓고 미군철수와 싸드에 관련한 멘트들이 있었다.


강정마을이랑 무슨 상관인지는 모르겠지만...


강정 초등학교에서 해군기지 공사 현장까지는 전경들이 쭈~욱 서있었다.


강정 해군기지 건설현장.

새로 생긴듯한 편의점에서 물 보충하고 에너지 음료를 사먹었다.


둘레길을 걷는 여행객으로 보이는 사람이 포기하고 콜택시를 불렀다.


아마 우리도 자전거를 태울 수 있는 콜택시가 있었다면 포기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참 힘들었다.


천지연 폭포... 이걸 보려고..ㅡㅡ

천지연 폭포가 마지막 코스였는데, 천지연 폭포로 내려가는 길은 정말 엄청난 헤어핀 구간의 연속이었다.


내리막의 쾌감을 포기하고 그냥 끌고 내려갈 정도로 말이다. 다시 올라올 때는 또 말할 것도 없고...ㅡㅡ;


천지연 폭포앞에서 팔고 있는 천혜향 쥬스는 참 맛있었다.


역시 남들은 뽀송뽀송하게 왔지만... 우리는 엄청 지쳐있는데다가 땀에 쩔어있었다 ㅋㅋㅋ


그리고 만난 폭포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ㅎ


하긴 이날은 뭘 해도 별 관심도 없었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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