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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진짜다!진짜가 나타났다! 내가 살인범이다(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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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다. 하지만 맛깔스럽다.

스릴러물을 추구하고 있지만 촘촘하고 유기적인 흐름보다는 정재영이라는 엄청난 배우에게 기댄감이 없지않다.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 


15년전 그날 밤.

영화 살인의 추억을 통해서 익히 알려진 화성연쇄살인사건. 
이 사건은 2005년을 기해 공소시효가 만료되었다. 우리나라 법률에서는 외환죄,내란죄,집단 살해법만이 공소시효를 가지지 않으므로 이에 대한 사회적논의가 이루어져 2007년부터 살인사건에 대한 공소시효를 25년으로 늘렸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공소시효의 배경은 현실과 같다. 2005년을 기해 연곡살인사건은 공소시효가 만료되어 11명의 부녀자와 형사에게 상해를 입힌 범죄자는 법의구속에서 벗어난다. 이야기는 여기서 부터 시작된다.


정재영 너란 배우...

영화는 연곡연쇄살인범이 자신의 범죄를 다룬 자서전을 출간하면서 긴장감을 조성한다.
이두석역을 맞은 박시후는 때려죽이고 싶을 만큼의 연기를 선보이며 정재영은 정말 명불허전.
어쩜 구르고구른 형사의 역할을 저리도 잘 표현할까 싶다.
이 극을 이끌어 가는 역할은 거진 정재영이 떠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극의 구성이 탄탄한 편은 아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몰입감 높은 액션과, 스타일리쉬한 카메라워크로 극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쪽에 가깝다.
정병길 감독이 어떤사람인가? 청년폭도맹진가와 반두비 그리고 나는 액션배우이다에 연출 혹은 출연으로 등장한 사람아닌가? 그래서 그런가 액션은 참 괜찮았고, 빠른 진행역시 마음에 들었다.

조연들이 극에서 차지하고 풀어가는 비중이 낮고, 별다른 영향이없는 사족인만큼 극은 정재영과 박시후 두사람의 극한의 대립으로 이어져간다. 두 배우. 무난히 힘들지 않게 이야기를 끌어갔다.


새우젓안찍은 족발같은 아쉬움.

액션과 빠른진행으로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하는건 좋지만 그것이 한계이다.
이야기의 한계. 대한민국 사법제도에대한 커다란 물음표를 던졌지만 스스로 그 물음표에 파묻혀 버렸다.
극의 이음새도 어색하고 반전도 얼추 예상가능하게 진행된다.
그게 잘짜여진 판이 아니라 우연찮게 갑툭튀하며 등장해서 문제지만.

김영애를 필두로한 집단의 존재도 계륵스럽다. 뭔가 하느거 같은데 자꾸만 겉돈다. 더구나 극의 큰판에서 완전히 제외된 상황에서 독립적인 해결방법을 고수한다. 우연에 우연에 우연에 걸쳐서 진행이 된다. 스릴러물이라고 보기에는 문제가 좀 크다. 석궁이 어깨가 아니라 심장을 뚫었어봐;; 곧 죽어도 딸의 묻힌곳을 찾아내겠다에서 내 가슴에 묻었다며 계획을 만드는 모습은 감정선으로 설명이 힘들다.
특히 극 초반 권투선수의 자살동기는 설명조차 힘들다.

제일 의문점인것은 J가보내온 테이프.
시간순서로 보았을 때 정재영이 J에게 범행당시흉기랑 테이프를 받는건 자서전이 출간된 이후이다.
그리고 그 테이프를 통해서 공소시효가 아직 지나지 않음을 밝힌다.
그렇다면 자선전은 J를 찾기 위한 함정으로 만들기엔 순서상의 헛점이 발생한다.
암튼 이야기 자체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감독의 다음작을 기다린다.

개인적으로 흥미진진하게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보았다.
거친 형사와 액션 그리고 적절한 사회병리현상까지.
아니 살인범에게 팬클럽이라니. 얼빠 빠순이는 답이 없다라는걸 이야기하고 싶었던걸까.
제대로 녹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평타는 친듯하다. 아마 최근에 본영화가 비정한 도시라서 그랬던 것일까.

이야기를 좀더 다듬는다면 정말 좋은 액션영화가 등장할 듯 하다. 
뭔가 장훈감독의 영화는 영화다 같은 영화를 만든다면 어울릴 것 같다란 생각이 든다.

어쨋든 아쉬운 영화인건 확실하지만 돈이 아까운 영화는 아니다.
물론 내 여친님은 영화 말미에 펑펑울면서 별로라고는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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