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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축구 감독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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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모굴시리즈가 재미있는가? FM시리즈가 재미있는가?


이런 문제가 아니다. 어떤 감독이 게임에 끼치는 영향이 많을까에 대해 궁금한거다.

얼마전 술자리에서 축구감독이 중요하냐 야구감독이 중요하냐라는 화제로 때 아닌 100분토론이 벌어졌는데, 결국엔 원하는 답을 내지 못하고 답답한 마음에 다들 3차 4차로 달렸었다...... 절대로 술이 더 마시고 싶었던건 아니야...

종국엔 아침해를 보며 감독이 중요한게 아니라 우리 부장님이 젤 중요해. 로 결론이 나긴했지만.


난 뼛속까지 축구광이라서 사실 야구감독이 뭘 하는지도 잘 모른다.

작전내고 투수교체하는것 정도?

그래서 축구감독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축구감독 VS 야구감독을 하려했으나 야구에 대한 내 미천한 지식이 발목을 잡는구나...


감독? 그게 뭔데. 먹는건가.

감독(監督)이라는 말을 뜻 그대로 풀이하자면 일의 전체를 지휘하며 실질적으로 책임을 맡은 사람이다.
스포츠에 빗대면 경기를 지휘하는 책임자쯤된다고 하면 옳은 표현이겠다. 팀의 성적부진을 책임지고 사퇴하겠다라는 말은 스포츠 팬이라면 낯선 말이 아닐테니까.
암튼 이 감독이라는건 배의 함장과 견줄 수 있는 위치라는건 단어에서도 찾아볼 수가 있다.

네 놈이 왕.

그래. 우리 수준에는 이런 단어가 어울린다. 

우리말로는 감독이지만 영어로는 Head Coach라는 말을 사용한다. 풋볼에서도 헤드코치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뜻은 한국말로하면 수석코치쯤이 되어버려서 말이 이상해져버린다. 야구에서는 메니져라는 말을 사용한다.
즉 여러코치중에서 우두머리인 코치인데 한국에서 수석코치는 또 코치중에 총괄코치정도로 불리니까...
암튼. 중요한건 아니니깐 넘어가자.

왕은 왕인데... 벌거벗은 임금님.


축구 감독 그거 중요함?

언뜻 그라운드에서 관중의 함성에 묻혀 들리지도 않는 소리를 지르고 있는 축구장의 감독은 무력해 보인다. 
아무리 지시를 내려도 선수들에게 잘 들리지도 않는다. 축구와 다르게 야구는 상황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작전을 ‘걸’ 수 있다. 선수 교체도 야구의 투수교체와 다르게 꼴랑 정해진 몇번이 끝이다.
(물론 우리 성남 같은 경우 사람이 적어서 소리지르면 들릴지도...)
축구장의 감독은 겉보기엔 무력해 보인다... 그래서 골이 들어갔을 때 그토록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축구감독을 교향악단의 지휘자에 빗댄다.
지휘자가 없어도 연주자들은 악보를 보고 곡을 연주할 수 있지만 그것은 연주일뿐.
지휘자는 악보를 해석하고 세계를 창조하는 일을 한다. 감독도 마찬가지다.

축구에서 감독의 역할중 어떤것이 가장 중요하냐고 물어본다면 선수단 구성과 팀장악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감독 본인이 추구하는 스타일을 녹여낼 선수를 구성해서 그에 맞게 전술을 짜는게 일차적 목표이다.
이 과정에서 선수 영입스타일이나, 훈련방식이 감독의 성향에 따라 팀마다 달라지게 되고 이 것이 팀컬러로 이어진다.
보야스의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4백라인이나, 모에스의 탄탄한 중원추구같은 성향이 실제로 표현되는것이다.
게임중간에 야구와 달리 적극적으로 개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거대한 전술적 틀을 짜놓고 경기에 들어가게되고 게임중의 변화도 감독에 의해 설정된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로 변화하는 것이다. 
(가끔 리켈메같은 언터처블한 사령관 스타일녀석들은 예외...)

여기서 감독의 능력이 갈리는데  최강희 감독이 이끌던 선수단에 김정우를 영입하며 야심차게 시작했던 아챔에서 5골을 먹으며 패배했던 전북의 예는 좋은 예라 할 수 있겠다. 선수가 같은데 결과가 달라... 많이... 아주...
맨유는 퍼거슨만 부상을 당하지 않는다면 된다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을정도로 선수단에 있어 감독의 역할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너희는 뛰어라. 난 팔짱을 끼고 있을테니.ㅇㅇ


스쿼드빨만 있으면 감독 필요없는거 아냐?

피치위에서 펼쳐지는 45분의 경기엔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전설로 추앙받는 펠레나 마라도나등은 혼자서 경기를 좌지우지할만한 능력을 가졌었고 팀은 그들을 서포팅하기 위해 역량을 쏟아부었었다.
이러한 이유로 엄청난 선수가 있다면 전술이 필요없으니 감독이 필요없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FM이아니다. 
선수의 질이 승패를 '무조건'적으로 결정한다면 드록신과 아넬카를 영입한 선화는 리그를 씹어먹었어야했고, 맨시티는 지금 우승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어야한다. 
국대에서 잉글랜드는 항상 좋은 성적을 내야하고, 그리스가 유로컵을 제패하는 일은 일어날 수가 없다.
더구나 작년에 인테르는 그런 성적이었으면 안되는거였지!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개개인의 능력을 간과할 수는 없지만 축구는 11명이 1팀이 되는 유기적인 조직이다. 조직화를 시키는게 감독의 역량이라 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레하겔이 이끌던 그리스의 그 단단한 수비는 하나의 조직체로 보기에 무방했었다.
무리뉴가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전술적인 부분에서 실리축구를 표방하며 이득을 취하듯 변화무쌍하게 팀을 변화시키는 것만봐도 틀린말이라고 할 수 없지 않을까.

나를 따르라! 하지만 난 싸우지 않겠다.

현대 축구에서 더 부각되는 감독의 역량

20세기초반 하프백을 두는 피라미드시스템을 필두로 WM/MM시스템, 카테나치오, 토탈풋볼, 리베로시스템, 442,352 시스템 그리고 최근의 제로톱등의  전술은 감독들의 고뇌에 대한 역사적 산물이다.
3백의 신봉자인 비엘사 감독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려고 준비하는 것을 봐서는 전술은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계속해서 진화하고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전술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감독이라면 팀에서 연명하기가 점점 힘들어져가고 있다.
과거명장에 반열에 꼽혔던 마가트감독이 전술의 추세에 맞지 않아서 경질된 사실은 좋은예이다.

한준희 해설위원의 발언을 끝으로 '급하게'마무리 지려고한다. 애초에 생각을 정리하지 않고 쓴 글이라 글이 더러운데 더 더러워지기 전에.ㅎㅎ

"축구에서 감독이 차지 하는 비중은 50%정도 쯤 될겁니다"


p.s 그래도 난 신태용감독을 믿어요.... ㅡㅜ 이젠 이기고 감미옥에서 설렁탕먹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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