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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뚝섬/서울숲 맛집이었는데 망집으로 변한 "수원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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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이 생기기 옛날옛날옛날 부터 성동구민체육관옆에 갈비골목이 존재했다.

깔끔하고 커다란 홀을 가지고 양념게장이 밑반찬으로 나오지만 비싼 대성갈비와

더럽고 좁고 서비스의 질이 낮지만 맛있고 가격이 싼 수원갈비

그리고 잡다한 몇개의 가게.


지금이야 서울숲때문에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서 점포가 많이 생겼는데 나 어렸을 때는 지금 음식점 골목 있는 그곳으로 가면 100이면 100 형들한테 붙잡혀서 싸우거나 맞거나 그랬었다.


간판을 새롭게 단장한 서울숲옆 수원갈비

가족이 고기외식을 하면 대성갈비로 갔었고, 친구들과 혹은 모임이 있을 때는 수원갈비에 가서 먹곤했다.

수원갈비의 장점은 뭐니 뭐니해도 싼값과 맛있는 김치찌개 그리고 질좋은 갈비에 있었다. 

밑반찬도 정말 맛있어서 고기굽는 동안에 밥 한공기는 밑반찬만으로도 뚝딱할 수있었다.

수원갈비의 백미는 여름에 밖에 나와서 먹는 테이블이었다. 소주한잔에 좋은 사람들과 갈비를 궈먹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는데.


소주는 그맛인데 갈비는 글쎄...?

얼마전 친구와 낮술이 심히 땡겼던 차에 방문하게 되었는데. 이게 웬걸? 사장님이 바뀌었다.

예전 사장님은 노부부셨는데 40대 후반정도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사장님으로 계시더라.

예전에 다리를 저시며 서빙하시는게 안쓰러워서 술이나 불판 바꾸는건 손님들이 직접하곤 했는데, 아마 건강상의 문제로 그만두신걸까? 아니면 잘 되니까 너님 권리금 가지고 은퇴하셈 ㅇㅇ 이런 스토리 였을까?


뭐 암튼.

내부 인테리어는 전혀 변한거 없이 여전히 허름했고 "갈비와 소주를 팝니다"라는 안내판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메뉴판

가격도 변하지 않아서 그냥 별 거부감 없이 들어가서 주문을 했다.

지금생각해보면 늘 시키던 김치찌개를 안시킨게 다행일 정도.


참 수원갈비는 숯불을 사용하는 다른집과는 다르게 번개탄을 이용한다.

예전엔 할아버지가 토치로 번개탄 불 붙이고 있으면 할머니가 다리를 절면서 나와서 빨리 안가져온다고 소리지르곤 하셨는데 ㅋ


아냐 나의 수원갈비는 이렇지 않아

밑반찬의 종류가 줄어든건 물론이거니와... 맛도...

특히 고추짱아찌와 파무침이 참 맛있었는데 그 맛이 아니었다.

나의 수원갈비는 이렇지 않았어....

야채도 별로 상태가 좋지 못했었다.


아냐 나의 수원갈비는 이렇지 않아(2)

제일 실망스러웠던건 고기.

사실 수원갈비가 고기가 괜찮아서 갔었는데...

예전엔 고기양념에 뭔가 걸쭉해서 궈먹으면 참 맛있었는데. 이 고기는 생긴것도(?) 맛없게 생겼고

구웠을 때 되게 마른 고기가 되어버린다. 맛도 없다. 양념이.

수원갈비와 함께했던 나의 추억들이 변색되어버리는 느낌이 들정도로.


아냐 나의 수원갈비는 이렇지 않아(3)!!!!!!!!!!!

예전엔 뭔가 윤기도 흐르고 갈비도 먹음직 스럽게 생겼었는데. 이렇지도 않고.

양념이 바꼈나... 타는 정도는 비슷하게 타는데 퍽퍽하고 맛도 밍밍한게 이게 뭔가 싶고. 

양도 줄은것 같은건 나만의 착각일 거랑 생각한다. 한근이라고 명시되있으니 맞겠지.... 

예전엔 4명이서 한근시키고 각 2병씩 마시면 딱이었는데, 2명이서 한근시키고 각1병씩 마시니 구울 고기가 없더라..


그래도 아직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으니 나쁘지 않기는 뭘! 

그냥 돈 좀 더 내고 다른데 갈래.,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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