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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흥인지문이라 불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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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말이지 동대문을 흥인지문으로 부르는 사람들이 너무 싫었어.

왜 굳이 일제가 격하의 의미로 사용하는 말을 지하철역처럼 국가사업인 곳에조차 사용하는가 말이지.


어렸을 때 자주 나가던 싸이클럽 모임을 거의 이틀에 한번꼴로 종로에서 했었는데

애매하게 놀고나면 택시 아저씨들이 승차거부를 해서 집에 걸어오는길에 한번씩 인사하곤 했어.

안녕하세요 흥인지문씨. 제가 홍길동도 아닌데 왜 동대문이라고 불러야되는지 모르겠어요.

그러고보니 예나지금이나 택시기사 개객기.


어렸을 때 두타, 밀리오레에 옷을 사러 나가면서 동대문가자라고 하는 나를 보게 되었는데

너무 부끄럽더라고. 아무 거리낌없이 동대문이라고 부르고 심지어 DDM이라는 얼토당토않는 단어를 쓰는 친구들을 보며 나는 괜찮다라고 자위하곤 했지.


어렸을 때 친구들과 술김에 흥인지문이 복층구조다 아니다를 놓고 설전을 벌이다가 너무 궁금해서 동대문 안으로 들어가고자 담을 기어오르다가 경찰서에가서 단체로 혼나기도 했었지.


흥인지문은 그 자리에 별 변화없이 계속 서있는데

난 너무 변한거 같아서 서글프단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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