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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땀내가 물씬 풍기는. 거북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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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년 전역을 몇 주 앞둔 어느날.
마지막 출동을 뛰기위해 일조점호 전 부터 갑판에 나와서 줄정리를 느적느적하게 하고 있을 때였다.
이제 출동나가면 내가 언제 평생 망망대해로 나가보겠냐고 생각에서 정말 아무생각없이 그랬던 거였는데, 갑자기 애들이 우루루 몰려 나오더니 식전 댓바람 부터 출동준비를 하게된 그때.

당직을 서시던 분이 소란스러움에 현문당직중 우리를 불러서 사태파악을 하셨는데, 그 사태를 알고서는 웃으면서 나보고 이번 출동 끝나고 상륙하면 애들 데리고 시내나가서 영화 한편 보라고 돈을 좀 주셨었다.

그 때 보았던 영화가 거북이 달린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11년.
다시는 바다는 쳐다도 안본다고 다짐을 한 예비역이 다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사실 미키 사토시 감독, 우에노주리(!!) 주연의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를 보려고 검색중에 옛 추억에 다시 보게 되었다.

이 영화가 맛깔스러운 이유는 인간적임이라고 생각되다.
범죄자에게 처맞아 손가락까지 잃은 주인공이나, 징계가 걱정되서 동료보다 자신의 안위를 더 걱정하는 형사들.
그리고 잡은 범죄자를 인도하라고 하는 T.F팀. 하나같이 우리주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단순 한 형사의 영웅물로 치부해버리기에는 그 안에 담고 있는 이야기가 제법 사람 냄새가 난다. 

이야기의 시작은 한적한 예산의 배경을 훑으며 시작한다.
뭐 별 할 일도 없고, 집에서는 마누라에게 구박받고... 하는 거라고는 지역축제인 소싸움 준비가 다인 한량(?)에 가까운 형사가 주인공 되시겠다.

동네 친분이 있는 마사지방 업주의 부탁으로 단속을 펼치는 주인공.
일명 함정수사.

이 장면을 보고 불현듯 떠오르는게,
나 이병 때 왕고 선임들과 첫 외출을 나가서 고기집에서 술을 징글맞게 먹고, 떡집에 갔었다가 아직 영업전이란 말에 발길을 돌렸는데, 한 선임이 그럼 여관발이나 하자고해서 여관에서 아가씨를 불렀던 적이 있었다.

말이 아가씨지...;;
시간이 시간인지라 아줌마가 왔었고, 여관발이라는 존재를 처음 접했던 나는 아... 시골에는 이런것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전역 후 서울에서도 있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랐었다.
그것도 서울 한복판에!!!

무튼 이사건으로 인해 주인공은 정직3개월에 처하게 된다.

소싸움을 준비하던 중에 강력한 우승후보인 태풍이의 감기 소식을 듣고서는 배팅을 다른 곳에 해 돈을 만지게 될 주인공이었으나.
탈주범에게 그 돈가방을 빼앗기게 된다.

사람들에게 탈주범을 만났다고 호소해 주지만 그 누구도 믿지 않고 술먹고 싸움질을 한것으로 오해 받게된다.

역시 사람은 평소에 어떻게 살았느냐가 중요한거 같다.

이에 격분한 주인공은 국가 공권력의 행사가 아닌 개인적인 분노와 잃어버린 돈가방을 찾기 위해 동네 청년들과 합심하여 탈주범을 뒤쫓기 시작한다.

그러나 뛰어난 무도실력과 탈주범을 숨겨주는 여인의 역할로 인해 번번히 놓치고 손가락까지 잃게 된다.


범죄자도 있는 애인이..... 난 왜 없지.

어디있느뇨.ㅡㅜ

우여곡절끝에 결국 검거에 성공하게되고.
그동안의 오해로 인해 동네챙피해서 못살겠다던 가족에게도 멋진 남편, 그리고 존경스런 아버지로 돌아오게된다.

역시 마지막은 훈훈하게 마무리.

김윤석의 뛰어난 연기력은 정말 빛이 난다.
거북이 달린다에서 거북이는 정말 끊임없이 달린다.
김윤석의 연기로 이 영화 전체를 끌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꺼다.
거북이는 주변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느리지만 끝까지 달려 완주하고야 만다.



난 이분이 그렇게 이쁘더라. 그 뭐더라 kbs에서 하던 형사 나오던 드라마. 거기서도 참 좋아했는데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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