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5시에 몸을 일으켰다.
희안하게 제주도에 오니 지정한 시간에 잘 일어나진다.
공기가 좋아서 그런가.
어제 저녁에 잠시 들렸을 때는 출입료가 있던 거 같은데, 새벽에는 받지 않는 듯했다.
의외로 성산 일출봉 오르는 길은 험난했다.
성치 않은 무릎과 허벅지가 비명을 질렀다.
성산일출봉은 지질학적으로 굉장히 특이한 지형이라고 한다.
이날 구름이 많이 껴서 아쉽게도 일출은 볼 수 없었다..
정말 힘들게 올라왔는데 ㅋ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라면이랑 김밥을 하나 사들고 들어갔다.
맛있었다. ㅋ
여전히 용두암에서 산 생수통에 얼음을 얼려서 출발.
갈치잡이 배들
달리다보니 어느새 제주시에 진입했다.
태양도 없고 흐려서 달리기는 좋았다.
하필 일출봉 올라간 날 흐리다니...
해안도로로 달리지 않고 일주도로를 쭉따라갔다. 동생도 나도 이제 도로주행이 굉장히 편해졌다.
물을 마시려고 잠깐 쉬고 있는데 동생이
"여기 뭐 사전 예약 해야 들어가야하는 동굴이 있다는데"
"예약했음?"
"아니."
라고 해서 검색을 해보니 사전예약은 잘못된 정보였다. 그냥 갈 수 있었다.
그래서 잠시 핸들을 틀어 만장굴로 달렸다. 8시도 안되서 도착해 오픈할 때까지 좀 기다려야했다.
굴안은 매우 추웠다.
밖에는 한 여름인데 동굴안은 입김이 나올정도로 추웠다.
바람막이를 챙겨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
자연은 정말 신비롭다라는 말밖에 떠올릴 수없었다.
만장굴을 나와 제주시가지가 목전에 다가갈 때쯤. 실수로...
도로 라이트를 밟았다. 그 얄루미늄에 노랑 등 들어있는 그거..
밟을 때 아차 싶었는데 영락없이 스네이크 바이트가 생겼다.
뭐 앞바퀴정도야 손쉽게 뚝딱뚝딱.
탄 자국 봐라...
저 때만 해도 몰랐는데 손목에 있던 핏빗 밴드가 없어졌다.
나중에 사진보고 저때도 없었다는걸 깨달았다.
흐응..ㅜㅡ 어디서 떨군거니 나의 핏빗밴드...
우리가 처음 여행을 시작했던곳.
제주 시내에 들어오면서 도로도 제대로 타지 못하고 바퀴도 제정상이 아니라 좀 시간이 많이 걸렸다.
뜨거운 차량 공기에 짜증이 나기도...
토요일이라 그런지 학생들이 많았는데, 어떤 학생이 환타를 진짜 맛있게 먹고 있었다.
우리도 목이 말랐던 찰라 그걸보고 너무 먹고 싶다는 생각이들어 편의점에서 1+1 환타를 샀다.
내 생애 이렇게 시원하고 청량했던 탄산음료는 처음이었다.
동생 손 봐 ㅋㅋㅋㅋ
여행을 시작했던 용두암 하이킹에 도착해서 자전거를 맡겼다.
정말로 제주도를 일주한거다.
우리가 자전거 맡길 때 커플로 보이는 사람들이 텐덤을 조립하고 있었다.
나도 언젠가는 해보리라 다짐했다.
사실 정말 한 바퀴를 돌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했었다.
사고 없이 잘 돌았고
동생이랑 정말 즐거웠다.
제주도의 풍광도 너무 아름다웠고...
너무 행복했다.
자전거를 맡기고
원래 우리 제주 여행의 목적인 서귀포로 향했다.
축구보러. 물론 버스타고 말이다. 편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