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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오이도 가자! 어? 그런데 이곳은 소래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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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비도오는데 바다나보러갈까?

어디로?

오이도나 가자. 키스도 수줍게하던 옛날옛적의 낙서나 찾으러 가볼가.

그래용

그리하여 떠나게된 오이도.

우리집에서 오이도를 가려면 새로생긴 분당선에 감사하며 서울숲역-선릉-사당-오이도.

예전 뚝섬-동대문운동장-오이도나 뚝섬-왕십리-이촌-오이도보다 더 빠르다!


지루한 이동시간동안 재밌게 놀며 별탈없이 도착한 오이도.

이날 터진 나의 유머포텐과 함께 비바람이 함께 터져 나무들이 신나게 춤을 추고 있었다.


그리고 도착한 오이도역 버스정류장.

문제는 버스 대기시간이 20여분.

이미 그곳은 추웠다.


그리고는 오이도행 버스를 타지않고 곧바로 도착한 월곶행 버스를 탔다.

원래 계획따위는 없었으니까.

이런 돌발적인 데이트 매력적이지 아니한가?!


구멍이 뿅뿅 염통도 뿅뿅

소래포구입구에서 버스에서 하차하니 그곳은 이미 바람과의 전쟁.

자대배치를 받고 신고식하던날 갑판에서

"바람아 불어라~ 못다한 얘기를~ 그녈 만난다면~"

김장훈의 난남자다를 불렀다는건 캐캐묵은 군대이야기.


아무튼 조그마한 다리 하나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멀리서 보기엔 평범한 다리인줄 알았는데 가까이 가보니 이게 왠걸?

밑에가 슝슝뚫려있고 철도에 깔려있는 받침목이 있어서 옛날엔 철교였나 싶었는데 진짜 철교였다.

일제시대때 인천으로 물건을 운반하기 위한 수인선의 다리였다고 한다.

기관차가 다니던 철교를 걸으니 색다른 기분이 들었다.


밑으로 바닷물이 유유히 흐르고 다리위로 바람이 세차게 휘몰아치니 한국전쟁때 한강철교를 통해 피난을 가던 사람들의 아픔이 느껴졌다... 뭐?! 


맛있는냄새가 바글바글

다리가 끝나는 지점에 노점상이 이어져있다.

가래떡꼬치, 번데기, 새우튀김, 문어발, 풀빵, 말린 바지락, 생선구이등등 길지 않은 거리에 비해 취급상품(?)은 굉장히 많았다.


특히 이곳의 새우튀김은 여타 새우튀김과 다르게 꼬리만 튀김옷을 입히지 않아 통통한 튀김끝에 꼬리가 귀엽게 나와있어서 인상적이었다.

말린바지락도 다른곳에선 보지 못했던 신기한 녀석. 건홍합과 느낌이 비슷했다.

막걸리와 같이 판매하는 생선구이는 보기만해도 침이 꿀꺽꿀꺽 넘어갈 정도로 매력적인 녀석들.


피맛골이 지금과 같지 않던 대학신입생 시절. 

친구들과 항상가던 고갈비집에 가서 앉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람 수대로 나오는 이면수와 막걸리잔이 세삼스레 떠올랐다. 그 곳에서 친해져서 1주일에 한번씩 고갈비모임을 했던 누나들은 잘 지내고 있을까?

근데 왜 고갈비집에서 이면수를 줬던걸까.


출항이다 해경에 출항신고하자!

다리를 다 건너서 월곶신도시를 벗삼아 출항하는 개량안강망 한척을 볼 수 있었다. 아마 9톤짜리겠지.

조선시대때는 이곳에 인천으로 들어오는 이양선을 통제하기 위해서 만든 포대가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신도시도 건설되고 소래포구 어시장등 사람이 많지만 예전에는 한양으로 들어오는 길목을 지키는 군사적 요충지 였다는 생각에 가래떡 구이와 생선구이가 먹고 싶어졌다 군시절 목숨걸고 지켰던 NLL과 호국영령들에 대해 생각해보게되었다.  


참. 우리가 소래포구를 방문한 11월 11일은 어처구니 없는 사회병리주의라고 감히 칭할 수 있는상술의 산물의 빼빼로데이를 제외하고도 농민의 날이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고?

가래떡을 보니 생각났을 뿐이다. 11월 11일엔 가래떡데이라고 과거 농림부에서 지정을 했었다.

빼빼로데이같은건 챙기지말자고 쫌.

아니에요 여친님 제가 잘못했어요.


잔디를 사랑합시다.

한쪽에는 기관차가 다니던 시절의 철교. 다른한쪽에는 새로 개통한 수인선이 다니는 복선철교.

과거의 현대의 오묘한 조화가 인상깊었다.


소래포구를 이야기와 사진으로만 봐왔지 방문해보기는 처음이었다.

역시 익히 알려진 유명한 어시장답게 사람과 차량으로 발디딜 틈 없이 꽉차있었다.

엄청난 수의 횟집이 그 초입을 장식하고 있었는데, 우리나라 관광지는 어딜가든 먹는것이 제일 많은 듯하다.

가끔보면 한국사람들은 먹으러 가는건가 싶을정도로 착각스러울 때도 있으니깐 말이다.


생선을 구워내는 손길과 손님에게 호객하는 아줌마들.

뭔가 생동감 있어보여 좋았다.


활기에 가득찬 어시장

소래포구에는 제법 큰 어시장이 형성되어있다.

해경출장소가 언저리에 있고, 물양장도 있어서 근처에 어시장이 형성되있는거 같다.

콩나물시루처럼 사람이 가득한데, 회를떠서 길에 앉아서 드시는 분들이 부러웠다.

역시 회는 쭈구리고 앉아 먹어야해! 응?


이곳에서도 역시 귀여운 새우튀김을 판매하고 있었고, 생선도 열심히 구워지고 있었다.

전어와 꽃게가 가장 많이 보이는 품목이었는데

살아있는 꽃게가 발버둥 치는 걸 처음보는 '비린내를 싫어하는' 여친님은 상당히 즐거워했다.

활기찬 분위기에 나도 매료되어서 힘이 나는것 같아서 즐거웠다.


이날만큼은 부딪히는 사람도, 개념없는 사람도, 통행에 방해되는 호객도, 인파사이로 막가는 오토바이도 전혀 거슬리지 않았다.

활기찬 어시장에 나도 Refresh!


소래포구역

어시장 구경을 마치고 도착한 소래포구역.

2012년 재개통한 수인선이 다니는 곳이다. 오이도부터 송도까지.


평소 매일같은 데이트에 질렸다면. 지하철을 타고 서울밖으로 나가 어시장에서 활기를 찾고 오는 데이트.

어찌 좋지 아니한가!


우리처럼 오이도에서 내리지 말고 오이도역에서 바로 수인선으로 갈아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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