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이 돌아왔다.
오뎅국물? 짬뽕국물? 생각만해도 속이 뜨끈뜨끈해지고 몸이 풀어지는 것 같지 않은가?!
군시절 출동중에 점호를 마치고 격실에 몰래 숨어서 마시던 라면국물과 소주의 맛은 아직도 잊혀지지않는다.
그 꼴랑이던 겨울바다에서 위태롭게 붙잡은 뽀글이 봉지와 갑판창고안에서 살짝 슬러시가된 소주.
전역 후에 아무리 비싸고 맛있다는걸 먹어도 그 만큼 맛있던 적은 없었다.
날씨도 좀 추워지고 해서 그 시절의 라면국물이 떠올라 찾은 이수역의 하코야.
태평백화점 뒤에 있다. 예전에 포스팅했던 이모네 전집옆 건물 이층에 자리 잡고 있다.
일본라면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데 한국의 인스턴트 라면에 익숙해져있는 나같은 사람은 처음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다소 느끼한 국물과 당연히 라면은 얼큰해야된다는 생각때문인지.
카르보나라따위는 못먹는 음식이야! 했던 내가 지금은 제법 즐기는 상황인걸 보니
입맛이 바뀌는건지
음식이 한국사람에 맞쳐지는건지...
하지만 하코야는 익히 알려진 프렌차이즈로 뛰어난 맛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기본 평타는 쳐주니 부담없이 찾을 수 있어서 좋다.
라멘과 돈부리 그리고 기타 튀김과 교자같은 사이드메뉴를 판매한다.
주류도 판매하는데 일본식 주류이다.
근데 정종이나 사케, 사와를 마실꺼면 차라리 이자카야나 횟집를 가는게;;
서빙보는 사람이 1명 주방에 1명.
그 때문에 주문해놓고 한참을 기다려야한다. 주문받으러 오는데도 시간이 제법 걸린다.
매장 크기때문에 서빙인원을 늘리기 뭐해서 혼자서 하는듯싶다.
물컵과 김치그릇, 숟가락, 젓가락이 비치되어있고 설겆이 상태는 양호하다.
테이블이 약간 미끄럽기는한데 사실 그 정도는 눈감고 넘어갈 수도 있으니깐.
보통 일본식 라면집에서 김치를 달달한 김치를 주는데 이곳은 한국식 김치를 주어서 되게 마음에 들었다.
뭐... 중국산이겠지만은.
우리가 시킨 커플세트.
라멘과 돈부리 그리고 튀김 세트가 나온다.
사실 일본라면은 약간 느끼한듯한 국물 때문에 예전에 기피했는데 먹으면 먹을수록 숙주와 잘 어울리는 듯하고 느끼함이 구수함으로 변하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더구나 하코야는 전체적으로 일본정통라멘이라기 보다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소스며 형식 등이 많이 변형된 듯 싶어서 별로 부담이 없다.
예전에 일식집에서 비싼돈 내고 먹었던 돈부리와 라멘과는 차이가 다소 있어서 나는 만족한다.
일본음식 특유의 단맛과 단데 밍밍한 뭔가 형언할 수 없는 특이한 맛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코야라멘은 앞서 언급했듯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다소 변형되어서 얼큰함과, 짜고 매움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정통 라멘,돈부리의 맛을 느끼고 싶어 찾아가기에는 다소 맛에 있어서 아쉬운 부분이 많을 듯 싶다.
돈부리를 맛있게 먹는 방법 - 비비지 마시오
우리가 돈부리를 먹는 방법 - 한국사람은 비빔밥이지!
상당히 밥이 적어보이는데 먹다보면 제법 많음을 느낄 수 있다.
더구나 공기밥은 FREE로 제공해준다.
튀김은 대체적으로 무난했다. 맛있지도 맛없지도 않고 그냥 튀김맛(?)이었다.
만족스러운점은 튀김옷이 두껍지 않아서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요즘 일식집이나 분식집 튀김은 튀김옷이 두꺼워서 일견 근사해보지만 베어물었을 때 실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 튀김은 고급횟집처럼 앏게 나와서 인상적이었다.
솔직히 이걸 맛집으로 불러야되냐고 물어본다면 단도직입적으로 NO라고 말해주겠지만.
어쨋든 예전에 최악의 맛집(범계역 최악의 맛집 '부산 양곱창') 같은 그런 집은 아니니 소개해줄 단어가 맛집밖에 없다.
사실. 난 엥간하면 다 맛있는 거 같아서말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