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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내 꿈의 엔진이 꺼지기 전에. 뮤지컬 <오디션> @열린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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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디션 @열린극장


내꿈의 엔진이 꺼지기 전에.

2007년 창작 초연 이후, 예상하지 못했던 전석 매진을 이어가며 그 해 한국 뮤지컬 대상 4개 부문 노미네이트(최우수 작품상, 극본상, 작곡상, 앙상블상) 및 극본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뮤지컬 '오디션'은 라이브 콘서트형 뮤지컬이다. 밴드 멤버를 연기하는 배우들이 실제로 연주와 노래를 하며 라이브 음악을 관객에게 들려준다. 마치 콘서트장에 온 것 같은 분위기에서 밴드 ‘복스팝’의 이야기가 더욱 친근하고 현장감 있게 전달 받게 된다.

특히 개인적으로 어린날의 꿈이 드러머로서 밴드의 프런트맨이었기에 더욱 집중하고 보게 되었다.
꿈을 위해서 매진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젠 나에게 아무도 묻지 않는 그 질문을 통해 내 예전 열정도 되찾을 수 있음은 두말하면 잔소리.

곳곳에 숨어 있는 웃음코드

흔히 음악은 밥 굶는 지름길이라고 한다. 극 초반 밴드의 멤버들은 이런 이야기를 한다.

"음악해서 밥먹고 있을까?"

"조금만 먹어"

"ㅇㅇ"

웃음코드로만 흘려 듣기에는 밴드가 설곳이 너무나 없는 우리나라의 실정을 웃음으로 풀어내었다.


얼마전 강남에서 길거리공연 비스므레하게 연주를 하던 밴드에게

"저 나이 먹고 저게 뭐하는 거지. 안되면 딴길을 찾아야지. 현실감각이 없어."

라는 말을 듣고 난 뒤에 본 공연이라 더 마음에 와닿았는지도.


난 꿈을 꾸는 사람은 멋지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이과 함께여야겠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결과가 좋지 못하면 과정따윈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달려가는건 다르다고 생각한다. 좆달고 태어나서 내 원하는바 내 꿈꾸는 바를 현실에 지레 채념해서, 이뤄낼 용기와 배짱도 없다면 되겠는가? 그들에겐 인생을 건 도박이오, 공기인거다.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꿈이란게 그냥 밥 먹고 살면서 애들 학교 보내고 노후에 아쉬운 소리 하지 않으면서 사는 그러한 삶밖에 더 되지않는가.(이렇게 평범한게 더 어렵긴한것 같다만...)

인생걸고 하얗게 불태우는 그러한 모습은 절대 비웃음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는 숭고한 피와 같은 것이다.


밴드 구성원들의 면면만 봐도 고아, 가출, 이혼. 게이. 사회의 비주류들로 이루어져있다.

이러한 이들이 한곳을 바라보며 풀어가는 음악은 충분히 마음을 동하게 할만하다.


삼겹살 송. 자지러진다.


놀라운 OST들

연주실력이 좀 어설프다고 해야되나. 아무래도 전문적인 밴드의 수준을 기대하긴 힘든거니 대단히 중요한건 아니니 넘어가고.
중요한건 극내내 흐르는 곡들이 상당히 완성도가 높다는 점이다.
또한 열린 극장의 음향시설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지만 소극장 답게 음악자체를 몸으로 들을 수 있을 만한 거리라 그렇게 큰 단점은 아니다.

극 초반에 등장했던 '헤어진 연인들을 위한 행동지침서'의 가사는 듣는 순간 소름이 쫘악 끼쳐버렸다.
그뿐인가? 진짜로 삼겹살을 구워먹으며 불어재끼는 삼겹살송의 가사는 생활밀착형 가사의 진수라고 할만하다.
"붉은달이 있었고, 검은눈이 있었고." 이 얼마나 시적인가.

극이 끝나면 OST를 판매한다.

리프의 흥분이 아직도 남은 듯한 무대.


꿈이 있고 희망이있다.

극 후반부에 들어서면 리드기타리스트의 죽음과 보컬과서컨기타리스트의 이야기가 다뤄지며 다소 지겹게 진행되었다. 
개인적으로 꿈의 에너지를 믿고 엔진을 돌리는 청춘들의 신나고 환희에 찬 결말을 기대했기 때문이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사실 병태에게 백스의 그것을 보았기도 하고. 선아의 멋진 바디라인도 보았고.


지금도 월세가 밀린 지하실 어디선가, 대여비를 흥정하는 합주실 어디선가 자신의 꿈과 음악을 펼치는 그대들을 응원한다.



혜화역 4번출구로 나와서 첫번째 골목으로 들어가면 됨.

금방임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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