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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백수들이여! 엄마생신에 미역국을 끓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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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국이라도 새벽에 끓여놓는다면 못해도 이틀치의 까방권을 획득 할 수있는 어머니의 생신이 도래했다.

근데 미역국을 끓여본적이 없다고?

걱정마라 미역국도 못끓이는 당신을 위해 미역국 레시피를준비했다.


준비물

미역 : 자른건미역은 슈퍼에서 500원이면 삼. 생미역은 3000원정도.

고기 : 정육점에가서 소고기 국거리로 주세요 라고 하면 됨. 엥간하면 한우로 하자. 내가 어제(10/31)에 살때 100g에 3100원이었다. 당신들 담배 2개 필거 1개만 피면 미국산 말고 한우로 해드릴 수 있음 ㅇㅇ


그외 참기름, 마늘, 간장, 소금은 당신네 부엌에 있을거다.


미역 기왕에 사는거 좋은거로 쓰자.


엄마가 병원에서 동생을 낳고난 직후 미역국이 나왔는데 내가 뺏어먹은 기억이 있다.

그러므로 내 동생은 "널 낳고도 네 엄마는 미역국을 먹었겠지"라는 욕에 면역. 다 형 덕이란다.


우선 자른 미역을 물에 담궈서 불린다.

미역은 물에 불으면 그 크기가 엄청나게 커진다.

손톱만했던 당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움직이는 그 친구가 자극을 받았을 때 보다 더.


예전에 위기탈출 넘버원에서는 먹을게 없던 자취생이 건미역을 씹어먹고서 잠에 들었다가 위에서 불어난 건미역때문에 죽었다는 이야기가 나온적이 있을정도.

하긴 위기탈출에서는 리모콘만 만져도 죽는 판에...


동시에 소고기도 물에 받아서 핏물을 뺀다.

소고기의 핏물을 제대로 빼지 않으면 국물에서 비릿함과 텁텁한 맛이 나니까 10분정도 물에 넣어서 핏물을 확실히 빼줘야 한다.


물도 끓여둔다.


뒷정리가 어쩌면 제일 중요한 것일지도...

미역이 불어가고, 핏물을 빼고, 물이 끓는 시간을 이용해서 뒤처리를 해준다.

미역을 자르면서 저런 조각들이 튀었을 텐데 저거 그냥 나두면 칭찬받으려고 한 미역국 끓이기가 욕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생긴다.

뒷처리는 제대로 해두자.


핏물을 뺀 고기를 체에 걸러서 몇번 툭툭쳐주면서 남은 핏물도 제거한 후에

끓는 물에 넣어준다.


소고기 육수를 만들어주는건데 사실 이런거 보다는 소고기 다시다를 쓰는게 짱임.

하지만 우리집은 조미료를 안먹음...


끓는 도중 탁한 거품이 위로 뜨는데 이 녀석을 제거해줘야 나중에 국물 색이 난다.'

오랜만에 보는 고기국물이라고 눈돌아가서 먹지말고.


대충 우러나왔다 싶으면 (20분정도) 체에 받쳐서 꺼내논다.

원래 저러면 질겨서 못먹는데... 우리는 백수잖아? 그냥 같이 집어넣어버려. 

역시 오랜만에 본 소고기라고 먹지마라. 별 맛도 안난다.


불린 미역과 참기름과 마늘을 넣고 같이 볶는다.

원래 참기름을 좀 붇고 마늘을 볶으면서 마늘향위에 미역을 덮는다는 느낌으로 볶으면 좋은데...


망할 다진 마늘들이 다 꽁꽁얼어있었음.

저거를 쓸까, 마늘을 넣지 말까 고민하다가 손으로 뜯어서 분리성공을 했는데...

손에서 마늘 냄새남...


볶다가 고기도 같이 볶아준다.

참. 참기름 냄새가 좋다고 계속 집어넣으면 쓴맛이 나버리니깐 적당히 넣어야됨.


아까 만들었던 육수에 넣고 팔팔끓으면 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하면된다.

맑은국물을 만들고 싶으면 간장대신에 소금으로만 해도 되는데 간장 특유의 감질맛이 없어서 아쉬워짐.

앞서 이야기 했듯이 우리집은 조미료를 안쓰는 관계로 맛소금 조차 없어서 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해야만했다.

간을 맞추다 보면 점점 짜지는데 한 두어번 맛보고 모르겠다 싶으면 물로 입행구고 다시 먹어보길 바란다.


조미료를 사용한다면 이런 과정 없이 쇠고기 다시다 풀은 물에다가 볶은 고기미역을 집어넣고 맛소금과 미원만 얹으면 맛있는 미역국 완성.


어차피 죽을건데 맛있는거 먹다가 죽는게 낫지 않겠어?!


간이 맞으면 완성.

냄비뚜껑에 엄마에게 사랑과 감사함을 듬뿍담은 포스트잇을 부착한다면


엄마가 "이 새끼가 약쳐먹었나" 하시겠지...

안어울리게 그러지 말고 그냥 뒷정리나 깔끔하게 해놓자.


찰지고 윤기있는 밥도 만들어 드린다면 더욱 좋겠다.


엄마가 어디 놀러가신데서 도시락반찬으로 만든 계란김말이는 보너스.


엄마 나 용돈좀 줘요! 라고 초장부터 말만 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이틀치 까방권 획득이다.

온전한 하루를 위해서 잠을 조금 포기하고 미역국을 끓이는것.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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