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누히 말했듯 돼지는 신의 축복이요, 선물이다.
이름도 찬란한 삼겹살은 그의 인격의 결정체요, 등골을 뽑아먹다 못해 육수까지 내주는 등뼈는 감자탕이요, 앞다리 뒷다리 찌개에 몸소 몸바춰주시니 그 얼마나 맛좋은 찌개가 되는가. 담백한 목살과 부드러운 안심은 또 어떻고!
그뿐인가? 갈비로 만들어진 이브보다 맛있는(?!) 갈비살, 자신의 장기와 피까지 내주셔 순대와 순대국을 완성하니 이보다 완벽한 동물이 어디있겠는가
더구나 껍데기와 발은 콜라겐의 저장소로 맛도 좋고, 머리는 웃으며 고사상을 위해 쓰여지고 그 머리마져 삶아 먹으니 어디 하나 버릴 곳이 없다.
야채상태가 좋다.
오늘 신의 축복을 온몸으로 받기위해 간 곳은 이수에 있는 족발집
우선 서빙보시는 아주머니들이 매우 친절하시다.
야채의 상태도 좋은 편.
중국속담에 부추기르는 집 남자랑은 싸우지 말랬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부추.
달콤한게 좀 맛있음. 저거만 있어도 밥 한공기 먹을 정도다. 냠냠
부추가 남자한테 그렇게 좋다던데.
아 이거 확인해 볼 방법이 없네.
부드러운 된장스프(?!)
된장국에서는 구수한 냄새를 넘어서 약간 불쾌할 수도 있는 냄새가 나지만 국자체는 맛있는편.
새우 두개를 대칭시키면 ♡가 됩니다
새우젓에 들어있는 새우가 "뭐야 이거 젓새우가 아니고 잡새운가?" 할정도로 질 낮게 생겼는데
희안하게 또 맛있다.
짜지도 않고 새콤하고 간도 맛는게... 신기함. 엥간하면 새우젓 잘 안찍어 먹는 나도 한번 더 달라고 했을 정도.
족발보쌈모듬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족발과 보쌈.
족발은 쫄깃함에 많은 점수를 주고 싶다. 잡내제거도 괜찮고.
하지만 너무 얇게 썰어나오는 듯한게 없지 않아 있는데, 쫄깃함 덕분에 씹는맛은 유효하다.
보쌈은 고기가 좀 마른듯한 느낌이랄까. 비계부분이 적은것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알맞을 듯.
보쌈김치는 돈을 내고 리필해야하지만 무말랭이는 리필해 달라면 리필해준다.
사실 보쌈김치로 보기는 힘든 그냥 김치에 가까운 맛이지만 무말랭이가 좀 새콤하다.
고기의 양이 적다는게 흠이라면 흠.
우리는 둘이서 모듬중짜리를 먹었는데 약은 좀 부족했다.
배추의 아삭함
가장 맘에 들었던 배추. 아삭아삭 단맛이 난다.
날이 추워져서 그런가 배추에 단맛이 돌고 씹는 맛이 대단히 좋다.
배추는 3장이있는데 더 달라면 더준다.
역시 족발, 보쌈에는 배추랄까.
메뉴, 가격표
가격은 여타 족발집과 비슷하지만 양은 좀 적은듯한 느낌이다.
막걸리가 3,500원이라니! 소주는 3000원인데... 흠.
요즘 소주보다 막걸리가 더 좋아져서 막걸리 예찬자가 되어가고 있는중.
물론 트림하면 오 썩어!
바로 옆에 원할머니 보쌈이 있는데, 보쌈은 원할머니에 비해 윤기가 부족하지만 가격이 싸니까.
원할머니보쌈은 인간적으로 너무 비싸다... 프랜차이즈라 브랜드 값이 있어서 그런가.
예전 고등학교 다닐 때 원할머니 본점이 학교 근처에 있어서 몇번 가본적이 있는데 그 때도 지금도 비싼건 매한가지.
쫄깃한 족발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할 만 곳이다.